버스 안 복도석 점령, 왜 창가에 앉지 않으시나요?
버스를 탈 때마다 한 번쯤은 겪어봤을 상황입니다. 자리는 남아 있는데, 유독 복도 쪽에만 사람들이 앉아 있는 모습. 특히 앞쪽 자리에는 창가가 비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복도 쪽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좌석 점령이 누군가에겐 큰 불편을 준다는 데 있습니다.

며칠 전 아침, 출근길 버스에서 직접 겪은 일이 있었습니다. 한 어르신이 지팡이를 짚고 버스에 탑승하셨습니다. 다리가 불편해 보였고, 급하게 잡은 손잡이에서 손끝에 힘이 들어가는 게 보였습니다. 당연히 앞자리에 앉으실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르신은 버스 뒤쪽까지 천천히 걸어가 앉으셨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앞자리 복도 쪽에 앉아 있던 승객들이 창가로 비켜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창가는 텅 비어 있었지만, 그곳에 접근하려면 누군가 비켜줘야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지 않았습니다. 모른 척, 창밖을 보는 척, 이어폰을 낀 척. 결국 지쳐버린 어르신은 긴 거리를 천천히 걸어 뒤쪽 빈자리에 앉으셨고, 저는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 사람들은 복도 쪽에만 앉을까?
이런 장면은 한두 번 보는 게 아닙니다. 도대체 왜 다들 복도 쪽에만 앉으려고 할까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첫째, 혼자 앉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타인과의 거리감을 중요시합니다. 창가에 먼저 앉으면 누군가 옆에 앉게 될 확률이 높죠. 그래서 복도 쪽에 앉아 창가를 일부러 비워두는 겁니다. 말은 안 해도 ‘나 혼자 앉고 싶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내는 셈입니다.
둘째, 습관적인 자리 선택입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습관적으로 복도 쪽에 앉는 사람도 많습니다. 몸을 돌려 내릴 때 편하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다른 승객의 이용 편의를 무시한 행동입니다.
셋째, 양보하지 않으려는 심리입니다. 조금 불편해도 비켜줄 생각이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특히 연령대가 낮거나, 스마트폰에 몰두한 사람들은 주변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모른 척’은 무례함이 되고 맙니다.
넷째, 배려가 부족한 사회 분위기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시민의식이 문제일 수 있습니다. “내가 편하면 됐다”는 생각이 너무나도 보편화되어 있죠. 타인을 먼저 배려하는 문화가 약할 때, 이런 모습은 더욱 빈번하게 나타납니다.

어르신이 뒤까지 걸어가야 하는 사회
다리가 불편한 사람이, 앉을 자리를 지나쳐서 끝까지 걸어가는 것. 이건 단순한 불편함이 아닙니다. 굳이 고통을 감수하고, 체면을 세우지 않으려는 행동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분들이 우리보다 더 예의 바르고, 배려심 깊은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런 어르신을 외면하는 우리 모두가 사회의 한 단면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만든 분위기 속에서, 누군가는 조용히 참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죠.
어떻게 바꿔야 할까?
이 문제는 거창한 해결책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아주 작은 변화가 큰 효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창가부터 앉는 습관을 들입시다. 버스에 탑승하면 창가부터 앉는 게 기본입니다. 혼자 앉고 싶다면, 뒷자리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앞쪽은 이동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양보해 주세요.
두 번째, 주위를 자주 살피는 것이 필요합니다. 누군가 다가올 때 눈을 마주치고 반응해 주세요. 필요하다면 먼저 일어나 “앉으세요”라고 말하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그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하루를 따뜻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운전기사의 안내 방송도 효과적입니다. 버스 기사님이 짧게라도 안내 방송을 해주신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리는 창가부터 이용해 주세요” 같은 한마디가 사람들의 행동을 바꿀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부터 바뀌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모든 변화는 나부터 시작됩니다. 내가 먼저 창가에 앉고, 내가 먼저 비켜주고, 내가 먼저 배려하면 그 작은 행동이 사회 전체에 퍼질 수 있습니다.
마치며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탑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는 수많은 작은 선택들이 이루어집니다. 복도에 앉을까, 창가로 들어갈까. 비켜줄까, 모른 척할까.
그 선택 하나하나가 쌓여서 우리가 사는 사회의 분위기를 만듭니다. 내가 조금만 배려하면, 다른 누군가는 오늘 하루를 덜 힘들게 보낼 수 있습니다.
버스에서 자리를 고를 때, ‘나’보다 ‘우리’를 먼저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요? 어쩌면 그게 진짜 성숙한 시민의 첫 걸음일지도 모릅니다.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아기 이유식, '완벽한 식단'보다 '꾸준한 시도'가 답이다 (6) | 2025.06.12 |
|---|---|
| 모든 직장인은 사표 한 장 품고 산다 – 퇴사 충동의 심리학 (4) | 2025.06.12 |
| 8개월 아기 모기 물렸을 때, 물집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 (6) | 2025.06.10 |
| 이런 경영자를 조심하라 – 감정이 소모되지 않기 위한 직장 생존 가이드 (6) | 2025.06.09 |
| 감정이 지친 당신에게 – 직장 생활에서 나를 지키는 법 (5) | 2025.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