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낯가림 없는 8개월 아기, 괜찮은 걸까?

날아라쥐도리 2025. 6. 8.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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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가림 없는 8개월 아기, 괜찮은 걸까?


보통 8개월쯤 된 아기들은 낯가림이 시작되며, 엄마 아빠 외의 사람에게 안기기를 거부하거나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어떤 아기들은 전혀 낯을 가리지 않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잘 안기고, 조용히 있는 경우도 있죠. 부모 입장에선 “혹시 사회성이 부족한 건 아닐까?”, “정서 발달에 문제가 있는 걸까?” 하는 걱정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낯가림이 없다고 해서 이상하거나 문제가 있는 건 아닙니다. 아기의 기질과 발달 시기, 주변 환경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발달 현상 중 하나입니다.

입장을 바꿔 보면, 낯가림이 없는 아기는 그만큼 새로운 사람이나 환경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늘은 낯가림이 없는 아기에 대해, 그것이 의미하는 바와 부모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면 좋을지 살펴보겠습니다.

낯가림이란 무엇일까?


낯가림은 생후 6~9개월 무렵 나타나는 발달적 반응으로,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나 환경에 대해 경계심을 가지며 나타나는 일종의 방어 반응입니다. 아기의 뇌가 발달하면서 ‘이 사람은 엄마가 아니네’, ‘이 공간은 처음이네’라고 인식하게 되면서 낯가림이 시작됩니다.

이는 아기가 사람을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인지 능력이 발달하고, 익숙한 사람에 대한 애착이 형성되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낯가림은 애착 발달의 긍정적 신호로 여겨지곤 합니다.

그렇다면 낯가림이 없는 아기는 문제일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낯가림이 없는 아기들도 다양한 이유로 인해 다른 방식의 정서 발달을 보일 뿐이며, 반드시 문제가 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다음은 낯가림이 없는 아기에게서 볼 수 있는 가능성 있는 이유들입니다.

1. 아직 낯가림 시기가 오지 않았을 수 있어요


낯가림은 보통 생후 6\~9개월 사이에 시작되지만, 모든 아기가 정확히 이 시기에 반응을 보이는 건 아닙니다. 어떤 아기들은 10개월이나 그 이후에서야 낯가림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즉, 지금은 낯가림이 없지만 시기가 조금 늦게 올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정확히 월령별로 교과서처럼 발달하는 아기는 드물기 때문에, 낯가림이 늦는다고 해서 불안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2. 기질상 외향적이고 개방적인 아기일 수 있어요


아기의 기질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부분이 많습니다. 어떤 아기는 소리에 민감하고 낯선 환경을 힘들어하는 반면, 어떤 아기는 새로운 사람과 상황에 금방 적응하고 잘 어울리기도 합니다.

이처럼 낯가림이 없는 아기들은 선천적으로 외향적이고 사교적인 기질을 타고났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새로운 사람에게도 금방 적응하고, 낯선 공간에서도 잘 노는 아기라면, 오히려 사회성이 뛰어난 편일 수도 있는 것이죠.

3. 안정적인 애착이 형성되어 있을 수 있어요


낯가림이 없다는 건 오히려 아기가 부모에 대한 애착이 충분히 안정적으로 형성되어 있어 낯선 환경에서도 크게 불안해하지 않는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즉, “엄마가 근처에 있으니까 괜찮아”라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입니다. 부모에 대한 신뢰감이 크고, 주변 환경에 대한 불안이 적을수록 아기는 새로운 자극을 받아들이는 데 더 열려 있게 됩니다.

4. 감정 표현이 조용한 편일 수 있어요


낯선 사람에게 안겨도 울지 않고 조용하다는 건, 아기가 낯선 자극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조용히 관찰하기’일 수 있습니다. 모든 아기가 낯선 자극에 울거나 거부감을 표하는 것은 아니며, 어떤 아기들은 내면으로 반응하며 조용히 적응하려는 성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 경우에도 특별히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기의 반응이 크지 않다고 해서 감정 표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며, 단지 표현 방식이 다를 뿐입니다.

주의해서 지켜봐야 할 신호는 무엇일까?


대부분 낯가림이 없는 아기들은 건강하고 잘 발달하고 있지만,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전문가의 상담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이나 환경에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고, 멍하게 있는 시간이 길다
부모와 눈을 잘 마주치지 않고, 소리에 대한 반응도 약하다
누가 안아도 항상 무표정하고, 웃거나 우는 반응이 드물다
생후 12개월이 넘었는데도 전혀 낯가림 반응이 없다

이러한 경우는 단순한 기질적 특성이 아니라, 발달 지연이나 자폐 스펙트럼 등의 초기 신호일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낯가림이 없어도 괜찮아요


결국 아기의 낯가림 여부는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아이마다 타고난 기질이 다르고, 반응하는 방식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기가 지금 낯을 가리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애랑 다르네”라고 걱정하기보다는, 우리 아이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보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부모의 따뜻하고 안정된 태도입니다. 아기가 어떤 상황에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일관되고 다정한 태도로 반응해 주는 것이, 아이의 정서적 발달에 가장 큰 힘이 됩니다.

결론


8개월 아기가 낯을 가리지 않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잘 안기고, 조용히 있는 모습은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기질, 발달 속도, 애착 형성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낯가림이 없는 아기도 잘 자라고 있는 것이며, 특별한 이상 징후가 없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 아이가 어떤 방식으로든 세상과 만날 수 있도록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세요. 그리고 부모의 반응과 태도 하나하나가 아기의 성장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사실, 꼭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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