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욕심, 평수가 넓어지면 행복도 커질까?
핵심내용
고시원에서 원룸, 원룸에서 작은 아파트, 그리고 더 넓은 아파트로 갈 때마다 분명히 변화는 있다. 하지만 그 변화가 늘 감동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부족한 데서 충족될 때 만족감은 크지만, 이미 충족된 상태에서 조금 더 넓어지는 건 ‘거기서 거기’일 수 있다. 큰 집은 분명 여유와 편리함을 주지만, 동시에 짐이 늘고 관리비도 늘어난다. 결국 중요한 건 평수보다 구조, 생활패턴, 그리고 스스로의 만족 기준이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한다. 나 역시 집 문제를 두고 그런 고민을 해봤다. 고시원이나 쪽방에서 살아본 적은 없지만 지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 환경은 상상만으로도 답답하다. 겨우 누울 수 있는 공간,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음, 창문조차 없어 환기조차 되지 않는 1.5평짜리 방. 그곳에서 나온 뒤 원룸으로 가면 얼마나 숨통이 트일지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짐작이 된다.
나의 경우는 처음부터 원룸이었다. 세가 5평 원룸에 관리비 포함 60만 원. 층고가 낮고 짐이 조금만 많아도 방이 꽉 찼다. 침대 하나, 책상 하나만 놓아도 여유 공간은 사라졌다. 원룸이다 보니 요리라도 하면 냄새가 금세 방 안 가득 퍼져 옷이며 가구에 다 밴다. 사실 살 수는 있지만 늘 뭔가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다 운 좋게 10평 남짓한 아파트로 들어왔다. 그때의 감동은 지금도 또렷하다. 작은 방에 짐을 몰아두니 큰 방이 넓게 남았다. 퀸사이즈 침대를 들여놓고 책상을 함께 놓아도 여유가 있었다. 비로소 “이게 사람 사는 집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시원에서 원룸, 원룸에서 아파트로 올라올 때마다 달라진 만족감은 분명 컸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지금은 33형, 혼자 살기에 부족함 없는 공간이다. 그런데 막연하게 국민임대 15평형을 바라보며 이런 생각이 든다. “혹시 또 다른 감동이 있을까?” 이미 살만한 집에 사는데, 더 넓어지면 뭐가 달라질까 궁금해진다.
사람들 의견은 갈렸다. 어떤 이는 5평 차이쯤은 처음엔 만족스러워도 금방 적응돼서 별 차이가 없다고 했다. 결국 더 넓은 집을 꿈꾸게 될 거라는 말이다. 또 다른 이는 “부족한 데서 채워지는 건 감동이 크지만, 이미 충족된 상태에서의 확장은 그만한 감흥이 없다”고 했다. 듣고 보니 일리가 있었다.
반대로 넓은 평수의 장점을 꼼꼼히 이야기해 준 이도 있었다. 안마의자를 놓을 수 있고, 큰 벽에 프로젝터를 쏴서 영화관처럼 즐길 수도 있고, PC나 가구들을 원하는 대로 배치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는 것이다. 베란다에서 전망을 즐기고 환기도 잘 되고, 층간소음도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분명히 공간이 넓어지면 누릴 수 있는 건 많아진다.
하지만 반대편 이야기도 만만치 않다. 집이 커지면 짐이 늘어난다. 큰 집을 채우려다 보니 옷장이 늘어나고, 가구와 가전이 하나둘 더 들어온다. 결국 짐을 위한 집이 되어버리고 관리비는 올라간다. 실제로 어르신들 집에 가보면 40평이 넘는 집인데도 통로만 남고 창고처럼 변해버린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결국 평수보다 중요한 건 생활 패턴과 구조다. 같은 39형이라도 방 구조가 어떻게 나뉘었는지, 거실이 넓게 확보되어 있는지, 신축인지 구축인지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진다. 또 임대에서 민영 아파트로 옮겼을 때는 단순히 평수보다 주민 구성이나 커뮤니티 시설에서 훨씬 큰 차이를 느낀다는 의견도 있었다.
생각해 보면 집이란 건 단순히 넓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관리비와 공과금도 신경 써야 하고, 청소도 번거롭다. 결국 넓은 집에 산다고 행복이 보장되는 건 아니고, 작은 집이라도 깔끔하게 비우고 미니멀하게 살면 그 나름의 만족이 있다. 오히려 평수가 작을수록 난방비나 관리비에서 오는 가성비는 최고다.
나에게 남은 고민은 단순하다. “지금의 불편함이 무엇인가?”를 먼저 짚어야 한다는 거다. 만약 수납이 부족하다면 드레스룸 역할을 할 방이 하나 더 있으면 좋을 수 있다. 거실에서 여유 있게 소파에 앉아 티비를 보고 싶다면 확실히 15평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이 충분히 만족스럽다면 굳이 큰 비용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작은 집에서 큰 집으로 옮길 때마다 행복은 분명히 늘어났지만, 언젠가는 그 행복도 적응돼 평범해진다. 결국 집이 크든 작든 중요한 건 그 안에서 내가 어떤 삶을 꾸려가느냐일 것이다. 평수가 행복을 결정짓는 건 아니고, 내가 공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답이라는 걸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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