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주거혁명일까 단순한 개발일까
핵심요약
서울시가 추진 중인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은 단순히 도로를 덮는 수준이 아니라, 강남·서초·잠원 일대의 주거권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다. 기존에 단절된 생활권이 연결되고, 유해시설이 사라지며, 새로운 녹지와 편의시설이 들어서는 만큼 주거가치와 부동산 파급력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압구정 재건축과 맞물리면 파급효과는 더 커질 수 있다.

서울시가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한남IC에서 양재IC까지 구간을 지하화해 지상은 공원으로 바꾸고, IC 부지를 민간 매각해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단순한 도시정비 사업처럼 보일 수 있지만, 들여다보면 강남·서초권 주거 구조 전체를 흔들 수 있는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
먼저 연결성 측면을 살펴보자. 지금까지 압구정은 강남구에 속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잠원과 가장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한남IC가 두 지역을 가로막고 있었다. 하지만 IC가 사라지고 공원과 일반도로가 생기면 압구정과 잠원은 생활권을 공유하게 된다. 이미 학원 셔틀과 유치원 셔틀이 두 지역을 오가고 있는데, 지하화가 완성되면 도보나 차량 이동이 훨씬 잦아질 것이다. 이는 곧 압구정 재건축의 파급력이 잠원을 거쳐 서초 쪽으로 확산된다는 의미다.
서초4동 내부 단지들의 연결도 주목할 만하다. 지금은 고속도로로 인해 서푸써(서초푸르지오써밋), 롯캐클(롯데캐슬클래식), 서초진흥아파트 등이 고립된 형태다. 하지만 고속도로가 사라지면 이 일대 단지들이 하나의 큰 주거지로 묶이게 된다. 부동산에서 좋은 입지의 조건은 단지 자체의 규모뿐 아니라, 인접 단지와의 연결성이 얼마나 크냐에 따라 결정된다. 목동이 학군지로 성장한 것도 1\~14단지라는 대규모 주거벨트 덕분이었다. 경부 지하화는 서초4동을 그와 유사한 주거권으로 바꾸어 놓을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변수는 서초4동과 서초2동의 연결이다. 이 구간에는 현재 롯데칠성 부지를 비롯한 미개발 땅들이 많다. 물류창고, 공터, 폐허 같은 모습 때문에 생활권이 단절돼 있었지만, 대기업들이 최근 이 땅들을 매입하고 있다. 삼성, 현대, SK가 움직이고, 코오롱은 주변 빌라들을 통매입했다는 점이 시사적이다. 사업 가시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선제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땅이 개발되면 지금 고립된 단지들이 대형 주거라인으로 편입될 수 있다.
호재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유해시설의 제거다. 고속도로는 소음과 매연,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혐오시설이다. IC가 바로 집 앞에 있는 주민들은 진입 차량 때문에 집에 들어가기도 힘들었다. 이런 문제가 사라지고, 대신 긴 녹지공원이 들어선다. 둘째, 기존에 없던 것이 생긴다는 점이다. 서초구는 한강변이 아니라 녹지 부족이 늘 문제였는데, 이번 사업으로 주민들이 곧바로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을 확보하게 된다. 셋째, 생활편의시설 확충이다. 롯데칠성 부지에는 업무시설뿐 아니라 롯데의 특성상 백화점, 몰, 마트 같은 유통시설이 함께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서초4동과 2동에는 가족 단위 쇼핑 인프라가 부족했는데, 이 부분이 해결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강남권 주거지 판도를 바꾸어 놓을 수 있다. 단순히 고속도로가 사라지고 공원이 생기는 정도가 아니라, 압구정-잠원-반포-서초를 잇는 새로운 주거벨트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를 ‘경부T라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과거 경의선 철길 위에 공원을 조성하자 주변 지역이 살아났던 사례처럼, 선형 녹지공원의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물론 현실적인 우려도 있다. 막대한 비용과 기술적 난제가 남아 있고, 착공과 준공까지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도시개발의 큰 흐름에서 보면, 경부지하화는 단순한 도로 정비가 아니라 주거 혁명에 가까운 프로젝트임은 분명하다.
앞으로 서울 주거권의 중심은 경부고속도로 라인을 따라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압구정 재건축이 불을 붙이면 잠원, 반포, 서초까지 이어지는 파급력이 나타날 것이고, 이 라인은 강남의 새로운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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