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버스 휠체어 설비 의무 범위와 단계적 설치 판결
이번 글에서는 대법원이 시외버스와 광역형 시내버스에 휠체어 탑승설비를 제공하지 않은 버스회사 사건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그리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소송의 시작
이번 사건의 원고들은 휠체어 사용자와 이동에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 분들이었습니다. 이분들은 시외버스나 광역형 시내버스를 이용하려 했지만, 버스에 휠체어 탑승설비가 없어 아예 탑승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장애인차별금지법에 근거해, 버스회사들이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아 차별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들은 버스회사에 대해 ‘휠체어 탑승설비를 설치하라’는 적극적 조치와 위자료를 청구했고, 국가와 지자체에도 감독·지원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2심의 판단
2심은 버스회사가 휠체어 탑승설비를 제공하지 않은 건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모든 버스에 설비를 설치하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저상버스 제공 의무는 현행법상 인정되지 않는다며 해당 부분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국가·지자체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차별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주요 판단
대법원은 큰 틀에서 2심의 판단을 유지하면서도, ‘모든 버스에 즉시 설비 설치’ 명령은 과도하다고 봤습니다.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휠체어 설비 제공 의무 인정
버스회사는 법령에 따라 휠체어 리프트나 경사판을 제공해야 하며, 특별한 사유 없이 이를 하지 않으면 차별행위입니다. 단순히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면책되지 않습니다.
2. 저상버스 의무 부존재
현행 법령에는 시외버스나 광역형 시내버스에 저상버스를 도입하라는 규정이 없습니다. 안전성 문제와 법령상 근거 부재를 이유로, 저상버스 미제공은 차별행위로 보지 않았습니다.
3. 비례의 원칙 적용
법원이 적극적 조치를 명할 때는 재정상태, 이용 가능성이 높은 노선, 국가·지자체 지원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합니다. 모든 버스에 즉시 설치를 명령하는 건 비례원칙에 어긋날 수 있습니다.
4. 단계적 설치 가능성
장애인이 실제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노선부터, 기존 버스는 내구연한에 맞춰, 신규 버스는 원칙적으로 설비를 장착하는 식으로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5. 국가·지자체의 직접 차별 불인정
감독·지원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차별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판결의 의미
이번 사건은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과 관련해 중요한 기준을 세운 판례입니다. 버스회사의 설비 제공 의무를 명확히 하면서도, 무조건 전 차량에 즉시 설치하라는 식의 과도한 명령은 피하고, 현실적인 단계적 이행 방안을 고려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저상버스 의무 부존재를 명확히 해 현행 법령상 한계를 드러냈고, 앞으로 입법 논의가 필요한 부분을 시사했습니다. 국가·지자체의 역할과 한계에 대해서도 법적 경계선을 그었습니다.
정리
결국 대법원은 “휠체어 설비는 의무, 저상버스는 현행법상 의무 아님, 설치는 현실 고려해 단계적으로”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판례는 향후 교통약자의 이동권 관련 분쟁에서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입니다. 장애인의 권리를 존중하면서도, 사업자의 현실적인 여건과 공익을 함께 고려한 점이 특징적입니다.
이번 사건번호는 2019다217421이고, 판결 선고일은 2022년 2월 17일입니다. 앞으로 이런 사례가 줄어들고, 모든 시민이 차별 없이 이동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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