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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례 이야기 – 발달장애인 콜택시 보조석 제한, 차별인가 안전조치인가

날아라쥐도리 2025. 8. 1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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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례 이야기 – 발달장애인 콜택시 보조석 제한, 차별인가 안전조치인가


오늘은 최근 대법원에서 나온 ‘발달장애인 콜택시 보조석 제한’ 판결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한다. 이 사건은 단순히 한 좌석의 문제를 넘어서, 안전과 차별 사이의 경계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묻는 중요한 사례다.

사건의 발단

서울시설공단은 장애인콜택시를 운영하면서, 발달장애인의 경우 차량의 보조석(운전석 옆)에 앉지 못하도록 내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보조석에 앉을 경우, 운전 중 돌발 행동이 나오면 운전자나 승객 모두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겉으로 보면 ‘안전을 위한 조치’처럼 보인다. 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규정이 발달장애라는 이유로 특정 좌석 이용을 제한한 것이어서,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금지하는 차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법적 쟁점

핵심은 이 제한이 과연 ‘정당한 사유가 있는 차별’인지 아니면 ‘불필요하고 부당한 차별’인지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장애인을 장애라는 이유로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지만, 안전 확보나 과도한 부담 방지 등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면 예외를 인정한다. 결국 재판부는 서울시설공단이 이 제한이 불가피하고 정당하다는 점을 충분히 입증했는지가 판단의 관건이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공단 측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발달장애인이라고 해서 반드시 보조석에서 위험한 행동을 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개별 상황에 따라 적절한 안전조치를 취하는 방법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즉, 보조석 제한은 ‘불가피한 경우’나 ‘과도한 부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 판결의 의미

이번 판결은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 측면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안전’이라는 명목으로 포장된 조치라도, 그것이 장애를 이유로 한 일반적이고 일률적인 제한이라면 법적으로 정당화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으로 다른 교통수단이나 공공서비스에서도 비슷한 제한을 두고 있는 경우, 이번 판례가 중요한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실과 과제

물론 안전 문제를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처럼, 안전 확보를 위한 방안은 반드시 차별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설계돼야 한다. 예를 들어, 사전에 동승 지원 인력을 배치하거나, 승객 상태에 맞춰 좌석 위치를 조정하는 방법 등이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보조석 탑승 여부가 아니라, 앞으로 우리 사회가 장애인의 권리를 어디까지 세심하게 보장할 수 있는지를 묻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마무리

이번 사건번호는 2025두32972다. 법률이나 제도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전문 판결문을 읽어보길 권한다. 거기에는 판결문 한 줄 한 줄에 담긴 사회적 고민과 법적 기준이 녹아 있다. 나도 이번 사건을 보면서, ‘안전’과 ‘차별’이라는 두 가치가 충돌할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 앞으로도 이런 중요한 판례들을 계속 정리해서 공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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