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쓰러진 노인을 도왔지만, 돌아온 건 ‘감사’가 아니라 ‘의심’이었다

날아라쥐도리 2025. 8. 12. 07:09
반응형

쓰러진 노인을 도왔지만, 돌아온 건 ‘감사’가 아니라 ‘의심’이었다




그날 아침은 다른 날과 다를 게 없었다. 출근길 지하철 안,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스마트폰을 보거나 졸고 있었다. 그런데 다음 역에 도착하기 직전, 갑자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한 노인이 바닥에 쓰러졌다. 순간 객차 안의 공기가 얼어붙었다.

사람들은 놀란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봤지만, 아무도 바로 나서지 못했다. 그때 한 사람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본능적으로 달려간 그는 노인의 어깨를 받쳐 부축하며 상태를 확인했다. 숨은 쉬고 있었지만 의식이 희미해 보였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119 불러주세요!”라고 소리쳤다.

역무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그는 노인의 머리가 부딪히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받쳤고, 가방을 베개처럼 받쳐주기도 했다. 몇 분 뒤 구조대가 들어와 노인을 들것에 태웠고, 상황은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 직후, 경찰이 다가왔다. “혹시 이분을 밀거나 부딪친 건 아니죠?”라는 질문이 날아왔다. 처음엔 장난처럼 들렸지만, 경찰의 표정은 진지했다. 주변 목격자 중 누군가가 “아까 두 사람이 부딪치는 걸 봤다”고 말한 것이다. 그는 당황했지만, “아니요, 저는 그냥 도와드린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경찰은 CCTV 확인을 위해 함께 가자고 했다. “오해를 풀려면 확인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그는 마지못해 경찰과 함께 역무실로 향했다. CCTV에는 그가 노인을 밀기는커녕, 쓰러진 직후 곧바로 달려가는 모습이 그대로 찍혀 있었다. 다행히 곧 오해는 풀렸고, 경찰은 “죄송합니다. 상황이 상황이라…”라며 사과했다.

그는 웃으며 “괜찮습니다”라고 했지만, 속마음은 달랐다. 불과 30분 전만 해도 누군가를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움직였는데, 돌아온 건 ‘감사’가 아니라 ‘의심’이었다. 혹시라도 상황이 조금만 달랐다면, 그는 범인으로 몰릴 수도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냥 모르는 척했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물론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이 경험이 남긴 씁쓸함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선의는 반드시 돌아온다’고. 하지만 현실은 때때로 그 반대다. 의도는 순수했지만, 결과가 곤란함으로 돌아올 때가 있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점점 나서기를 꺼리게 된다.

결국 그는 또 하나의 다짐을 하게 됐다. ‘다시는 나서지 말아야겠다.’ 그렇게 세상은 또 한 명의 의인을 잃었다.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듣고 웃거나 한숨만 쉰다면, 앞으로 도움의 손길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누군가의 선의를 지켜주는 건, 그 선의를 알아봐 주고 존중하는 사회의 몫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