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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드름을 짜면 나오는 흰색 물질의 정체는 무엇일까?

날아라쥐도리 2025. 8. 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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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드름을 짜면 나오는 흰색 물질의 정체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거울 앞에서 여드름을 발견하면, 무의식적으로 손이 간다. 짜고 나면 흰색의 끈적하거나 덩어리진 물질이 나오고, 뭔가 안에서 빠져나온 느낌에 속이 시원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흰색 물질의 정체는 단순히 '피지' 한 가지로 설명되기엔 복잡하다. 오늘은 여드름을 짤 때 나오는 흰색의 정체에 대해 피부과적 관점에서 자세히 살펴본다.



우선, 가장 기본이 되는 성분은 피지다. 피지는 피부의 피지선에서 분비되는 기름으로, 우리 몸을 보호하고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분비량이 많아지거나 배출이 원활하지 않으면 모공에 쌓여 여드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피지의 주요 성분은 트라이글리세라이드(중성지방), 왁스 에스터, 스쿠알렌, 지방산 등이다. 이들은 반투명하거나 노란빛을 띠며, 여드름을 짰을 때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물질 중 하나다.

두 번째는 각질 세포다. 우리의 피부는 항상 새로운 세포가 만들어지고 오래된 세포는 탈락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떨어져 나간 죽은 세포들, 즉 각질이 모공 속으로 들어가 피지와 함께 뭉치면 딱딱하거나 덩어리진 형태의 물질이 형성된다. 이것이 바로 짜면 나오는 '하얗고 두꺼운 실처럼 보이는 것'의 정체다. 특히 압출했을 때 실처럼 길게 나오거나 짧고 단단한 형태로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각질과 피지가 섞여 고형화된 형태다.

세 번째는 백혈구, 즉 고름이다. 여드름이 단순한 면포(모공에 피지와 각질이 쌓인 상태)가 아니라 염증을 동반한 경우,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은 이를 방어하기 위해 백혈구를 보내게 된다. 백혈구는 세균과 싸우며 고름을 형성하고, 이는 노란빛을 띤 흰색 액체로 여드름을 짰을 때 나오는 주요 성분이 된다. 이때는 피부 안에 염증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이므로 짜는 행위는 감염과 흉터를 유발할 위험이 매우 크다.

네 번째로는 세균과 그 대사산물이다. 여드름 유발의 주범 중 하나는 Cutibacterium acnes(구명칭: Propionibacterium acnes)라는 피부 상재균이다. 이 균은 피지를 영양분 삼아 증식하며, 대사 과정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들을 배출한다. 이들 세균과 그 찌꺼기, 그리고 면역 반응의 부산물이 모두 짤 때 나오는 물질 안에 포함되어 있다. 특히 염증성 여드름의 경우에는 세균 활동이 활발하고, 고름이나 붓기와 함께 통증까지 동반된다.

이 모든 성분이 모공 속에서 혼합되어 축적된 결과가 바로 우리가 흔히 보는 '하얀 여드름' 또는 '농포성 여드름'이다. 피지와 각질만으로는 압축된 덩어리지만, 여기에 백혈구와 세균까지 더해지면 더 진하고 끈적한 상태가 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물질들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행위, 즉 '짜는 행위' 자체가 피부에 큰 손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손톱이나 비위생적인 기구로 짤 경우 피부 장벽이 손상되고, 세균이 침투하면서 2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잘못 짜면 오히려 여드름이 더 커지거나 염증이 악화되며, 결국에는 색소침착이나 흉터로 남는 경우도 많다.

또한, 짜는 순간 일시적으로는 뭔가 빠져나와서 개운한 기분이 들 수 있지만, 피부 안쪽에서는 상처가 생기고 조직이 손상된다. 반복될수록 모공이 넓어지거나 울퉁불퉁한 피부결을 만들게 된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여드름이 너무 심하거나 염증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적인 진료를 받고, 필요 시 전문의의 손으로 압출하거나 레이저 치료, 항생제 치료, 스케일링 등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집에서 짤 경우엔 손과 도구를 철저히 소독하고, 짠 부위에는 재생크림이나 진정제를 발라야 2차 감염을 최소화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여드름을 짤 때 나오는 흰색 물질은 단순한 피지가 아니라 피지 + 각질 + 고름 + 세균 노폐물의 혼합체다. 이 물질을 억지로 빼내는 행위는 즉각적인 해방감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피부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따라서 여드름이 생기면 짜기보다는 원인을 파악하고, 꾸준한 세안과 수분 관리, 필요 시 약물 치료 등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는 결국 우리 몸의 가장 바깥에 있는 장기다. 겉으로 보이는 작은 흰색 물질 하나에 집착하기보다는, 피부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지키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명한 여드름 관리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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