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작은 카페 사장님의 슬픈 하루
— 단체 손님을 믿은 대가
요즘처럼 관광버스가 단체로 움직이는 시즌엔, 바닷가 근처 상점들마다 손님이 몰려드는 일이 흔하다. 하지만 그런 손님들이 늘 반가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단체 관광객을 한 번 겪은 자영업자라면 한숨부터 쉬는 경우가 많다. 이 이야기는 그중 하나의 사례다.
경기도 안양에서 안면도로 내려온 한 관광버스 두 대. 그들은 단순한 바다 구경을 계획했던 것이 아니다. 중간 경유지로 한 조용한 바닷가 카페를 ‘활용’하고자 했다. 말은 카페에서 테이크아웃을 해 간단한 요기를 하고 바다를 보고 오겠다는 식이었다. 사장님은 그 말만 믿고 흔쾌히 자리를 내어주었다.

오전 11시.
카페는 이제 막 피크타임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사장님은 갓 구운 빵을 바구니에 담으며, 방문할 단체 손님을 맞을 준비에 바빴다. 그런데 그때, 중년 남성 한 명이 가게를 찾았다.
“관광버스 두 대가 좀 있다가 오는데요, 여기 커피랑 빵 테이크아웃해서 바다 갔다가 다시 와서 먹으려 해요. 주차 좀 괜찮을까요?”
사장님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주차장도 넉넉했고, 고객이라면 당연히 배려해줘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오히려 감사한 마음까지 들었다.
하지만 진짜 시련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단체 손님이 온다며 약속한 한 시간 반 동안, 사장님은 다른 손님들의 차량 진입을 제지하며 자리를 비워뒀다. "죄송해요, 예약 손님 차량이 있어서…"라고 하며, 되돌려보낸 손님만 여러 팀. 주말도 아니고 평일이었기에, 이럴 때 오는 손님은 놓치면 다시 잡기 힘들다.
그리고 약속된 시간이 되어, 관광버스가 도착했다. 사장님은 더운 날씨에 땀을 뻘뻘 흘리며 밖으로 나가 손님들을 맞았다. 직접 주차 안내도 하고, 버스가 안전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카페에 들어올 준비를 하며 빵 바구니를 정리하던 찰나…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버스에서 내린 손님들이 가게 쪽이 아닌 바닷가 방향으로 흩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어? 여긴가? 아닌가?” 하고 잠시 망설이던 그들은, 마치 사전 계획이나 된 듯 단 한 명도 가게 문을 열지 않았다.
누군가는 사진을 찍었고, 누군가는 모래사장 쪽으로 걸어갔다. 사장님의 얼굴엔 당황과 허탈이 동시에 스쳐 지나갔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다려봤지만, 돌아오는 손님은 없었다. 그리고 몇 분 뒤, 관광버스는 다시 출발했고, 사장님만이 남았다. 남겨진 건 팔지 못한 빵들과 비워둔 주차 공간, 그리고 돌려보낸 수많은 실제 손님들.
그 순간, 사장님은 아마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너무 순진했던 걸까?’
단체 손님을 배려하며 자리를 비워줬고, 다른 고객도 포기했다. 고생하며 안내까지 도왔는데, 정작 돌아온 건 커피 한 잔, 빵 하나 없이 떠난 대형버스였다. 명백한 ‘공짜 주차장’ 이용에 불과했던 셈이다.
이 일은 한 커뮤니티에 공유되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사장님 너무 착해서 손해 보신 거예요.”
“정말 나쁘다. 최소한 인사라도 하고 가야 하는 거 아니냐.”
“다시는 단체 관광객 받지 마세요.”
자영업자에게 ‘시간’과 ‘자리’는 곧 ‘돈’이다.
한 시간 반 동안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은, 그 시간 안에 회전될 수 있었던 손님 수를 그대로 날리는 것이다. 게다가 피크타임이면 하루 매출의 절반 이상이 걸려 있을 수 있다.
무엇보다 상처가 되는 건 ‘사람을 믿었다가 실망하게 된 감정’이다.
그 남성은 분명 정중히 부탁했고, 사장님은 신뢰를 기반으로 응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사장님의 친절함은 이용당했고, 아무도 사과하지 않았다.
이런 일은 비단 이 카페만의 일이 아니다.
전국 각지에서, ‘잠시만요’라는 명분 아래 공짜로 공간을 쓰고 떠나는 사례는 생각보다 많다. 단체 손님을 환영했다가, ‘한 명도 소비하지 않은 채 떠나간’ 뒷모습만 보는 일도 많다.
그렇기에 더 이상 ‘작은 친절’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사장님도 장사 이전에 한 명의 사람이다.
서로 간의 예의와 약속, 배려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그 어떤 거래도 건강하지 않다.
오늘도 사장님은 빵을 굽는다.
하지만 그날처럼 주차장 앞에서 손을 흔들며 기다리던 모습은…
당분간 보기 어렵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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