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건강식품’이라는 말,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요? - 붉은사슴뿔버섯 사태를 보고

날아라쥐도리 2025. 6. 2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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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이라는 말,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요? - 붉은사슴뿔버섯 사태를 보고


요즘 인터넷 검색만 하면 온갖 건강 정보가 쏟아진다.
“○○만 먹으면 피로회복!” “자연이 준 선물 ○○버섯!” “명의들이 극찬한 건강식품!”
그중에는 분명 도움 되는 정보도 있지만, 믿고 따랐다간 큰일 나는 정보도 많다.
최근 화제가 된 ‘붉은사슴뿔버섯 건강식품 사태’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한 블로그에서는 이 붉은색 뿔 모양의 특이한 버섯을 건강에 좋은 식품이라며 소개했다.
“볶아서 드셔보세요.” “수프로 끓이면 진한 맛이 살아나요.”
게다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다”는 과학적 근거(?)도 함께 실려 있었다.
사진까지 곁들여진 포스팅은 매우 친절하고 정성스러웠다.


그런데 문제는,
이 버섯이 ‘트리코델마속’에 속하는 맹독성 독버섯이라는 사실이다.

붉은사슴뿔버섯은 우리나라 산림에서 종종 발견되는 야생 버섯이다.
붉은 색깔과 뿔처럼 생긴 외형 덕분에 쉽게 눈에 띄지만,
바로 그 ‘화려함’이 독성을 은폐하는 함정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버섯은 강력한 독성물질을 포함하고 있으며
섭취 시 구토, 설사, 환각, 심지어 신경계 손상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야생 버섯을 식용으로 삼을 경우 1%의 오인도 치명적일 수 있다.


그런데도 인터넷 상에서는 이 버섯이 마치 건강 보조식품처럼 포장되어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사태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버섯 자체가 아니라,
그 버섯을 ‘건강식품’으로 소개한 블로그 글이다.

네이버, 티스토리 등 블로그 플랫폼에는 하루에도 수천 개의 건강 정보 글이 올라온다.
그중 많은 글이 실제 사용자 경험이 아니라,
AI 자동 생성 또는 광고 목적의 무작위 콘텐츠일 수 있다.

게다가 블로그 검색 알고리즘은 ‘많이 본 글’, ‘최근 등록된 글’을 상위에 노출시키기 때문에
정확성보다는 주목성, 자극성, 클릭수가 우선된다.

결국 누군가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정보도
그럴듯한 제목과 이미지에 힘입어 ‘검증된 정보’처럼 포장되는 것이다.

검색할 때, 꼭 기억해야 할 3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검색 1위라고 해서 진짜 정보는 아니다.
블로그, 카페, 지식인 등은 누구나 쓸 수 있는 공간이다.
상위 노출된 글이라도 잘못된 정보일 수 있다.

둘째, 공식 기관이나 전문가의 출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질병관리청, 식약처, 보건복지부 등의 자료를 먼저 참고하고,
의학·약학 전공자가 작성한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믿는 것이 안전하다.

셋째, 확실하지 않으면 먹지 말아야 한다.
특히 야생 버섯, 풀, 뿌리류는 절대로 ‘블로그 정보’만 믿고 섭취해서는 안 된다.
인터넷 정보는 보조자료일 뿐, 최종 결정 기준이 되어선 안 된다.

이번 붉은사슴뿔버섯 사태는 단순한 웃긴 해프닝이 아니다.
누군가는 진짜로 그 글을 믿고, 그 버섯을 먹었을 수도 있다.
잘못된 건강 정보는 누군가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심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정보를 접한다.
그중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가짜를 그대로 전달하지 않는 책임감이
이제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시대다.

결론적으로, ‘건강’은 검색이 아닌, 검증에서 시작된다.
앞으로는 블로그 글 한 편에 현혹되지 말고,
꼭 여러 출처에서 교차 확인한 뒤 신중하게 판단하자.

내 건강은, 내가 지켜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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