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4000루타의 전설들 – 단 3명만이 밟은 기록의 고지
한국 프로야구에서 ‘4000루타’는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안타, 2루타, 3루타, 홈런 등 모든 장타가 합쳐져 만들어지는 루타는 한 타자의 타격 생산성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다. 그중에서도 4000루타는 오랜 기간 동안 꾸준하고 폭발적인 활약을 보인 선수만이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다.
2024년까지 이 대기록을 달성한 선수는 단 세 명뿐. 이승엽, 최형우, 최정. 그들이 걸어온 길을 통해 4000루타라는 기록의 무게를 되짚어본다.

4000루타란 무엇인가?
루타는 ‘루타수’ 또는 ‘Total Bases’로 불리며, 안타에 가중치를 부여해 계산된다. 단타는 1루타, 2루타는 2루타, 3루타는 3루타, 홈런은 4루타로 계산된다. 이 모든 것을 합쳐 루타수로 나타내며, 타자의 장타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다.
4000루타는 타석에서 꾸준히 출전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루타를 쌓은 선수만이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다. 단순히 오래 뛰었다고 되는 게 아니라, 고타율과 장타력을 오랜 시간 유지해야 가능한 성과다.
한국 야구의 살아 있는 전설 – 이승엽
한국 프로야구에서 최초로 4000루타를 달성한 선수는 바로 ‘국민타자’ 이승엽이다.
그는 2017년 7월 2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넥센의 경기에서 6회초 넥센 투수 김성민을 상대로 2루타를 쳐내며 역사적인 4000루타를 기록했다.
그 장면은 단순한 2루타 이상의 의미를 가졌고, 삼성 라이온즈 팬들뿐 아니라 KBO 팬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이승엽은 은퇴할 때까지 총 1906경기, 8270타석에서 무려 4077루타를 기록하며 KBO 역사에 길이 남을 족적을 남겼다.
홈런왕, 타점왕, 장타율 1위 등 수많은 타이틀과 함께, 루타에서도 역시 독보적인 존재였음을 입증했다.
꾸준함의 상징 – 최형우
4000루타 달성 두 번째 주인공은 KIA 타이거즈의 ‘강타자’ 최형우다.
2024년 4월 17일, 인천에서 열린 기아와 SSG의 경기 3회초. SSG 투수 엘리아스를 상대로 2루타를 날리며 4000루타를 기록했다.
최형우는 2002년 삼성에서 데뷔해 20년 넘게 KBO 무대를 지켜온 타자로, 리그를 대표하는 좌타자 중 한 명이다.
데뷔 초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넥센과 삼성을 거치며 점차 타격 능력을 증명했고, KIA 이적 후에는 중심타자로서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30대 중반 이후에도 뛰어난 장타력을 유지하며 ‘노장 파워’를 입증했다.
4000루타는 단순히 재능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기록이라는 점에서 그의 꾸준함과 자기관리 능력이 더욱 빛난다.
SSG의 상징, 살아 있는 전설 – 최정
세 번째 4000루타 달성자는 SSG 랜더스의 간판스타 최정이다.
2024년 5월 12일, 광주에서 열린 SSG와 기아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
8회초, 기아 투수 김도현을 상대로 터뜨린 1점 홈런으로 4000루타를 완성했다.
최정은 KBO 대표 3루수이자 ‘홈런 제조기’로, 장타력이 뛰어난 선수다.
어릴 적부터 ‘천재’ 소리를 들으며 자라난 그는, 데뷔 이후 줄곧 SSG(구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고 뛰며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했다.
홈런뿐 아니라 2루타, 3루타 등 다양한 루타를 꾸준히 쌓으며 4000루타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것은, 그가 단순한 파워히터를 넘어 종합적인 타격 능력을 갖춘 선수임을 보여준다.
기록의 의미와 그 무게
2024년까지 3000루타를 넘긴 선수는 총 22명. 하지만 4000루타를 넘어선 선수는 단 3명에 불과하다.
이 수치는 루타라는 기록이 얼마나 달성하기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루타는 매 경기, 매 타석마다 조금씩 쌓여가는 기록이다. 단 한 번의 폭발이 아니라, 수백 번의 안타와 수십 번의 장타가 모여야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부상 없이 시즌을 소화해야 하고, 타격 슬럼프도 견뎌내야 한다.
이승엽, 최형우, 최정.
이 세 명의 이름은 단순히 숫자 위에 남은 것이 아니다.
그들은 한 시대를 대표하고, 자신의 팀과 리그를 위해 헌신한 선수들이다.
그리고 4000루타라는 기록은 그들이 걸어온 시간을 증명하는 상징이다.
앞으로 이 리스트에 또 다른 이름이 새겨질까?
그건 앞으로 수년간 KBO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 이 기록을 만든 세 선수는
‘레전드’라는 말이 전혀 아깝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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