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이야기

비 오는 날의 야구장 – 취소될까 말까, 팬의 심정

날아라쥐도리 2025. 5. 2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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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의 야구장 – 취소될까 말까, 팬의 심정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것이다. 티켓까지 예매하고, 유니폼도 챙기고, 응원도 연습한 그날. 그런데 하늘이 심상치 않다. 구름은 잔뜩 끼고,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바로 ‘우천취소’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순간이다.
https://youtube.com/shorts/pNrN7MNfy0c?feature=share



야구는 실외 스포츠이기 때문에 날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축구처럼 빗속에서도 진행되는 경기가 아니고, 농구처럼 실내에서 안전하게 치러지는 종목도 아니다. 작은 비에도 미끄러운 그라운드는 선수들에게 부상을 유발할 수 있고, 경기의 질도 크게 떨어진다. 그래서 일정량 이상의 비가 내리면 경기를 취소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이 ‘일정량’이라는 게 애매하다.
단순히 비가 온다고 해서 바로 취소되지는 않는다. 경기 시작 전에는 그라운드 상태를 보고 운영진이 결정하고, 경기 중에는 주심의 판단에 따른다. 때로는 1시간 넘게 대기하다가 취소가 결정되기도 하고, 계속 빗방울이 떨어지는데도 경기를 강행하기도 한다. 팬 입장에서는 속이 타들어가는 시간이다.

특히 지방에서 올라온 팬이나, 특별히 휴가를 내고 온 팬 입장에서는 이 상황이 더욱 절망적이다.
하루를 통째로 준비했는데, 경기를 보지도 못하고 다시 돌아가야 할 수도 있다. 비 오는 야구장에서 우비를 입고 빗속을 바라보며 ‘과연 오늘 할까 말까’를 고민하는 그 1\~2시간은 정말 긴장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시간이다.

또한 경기 취소가 되면 일정에도 영향을 준다.
KBO 리그는 일정이 빡빡한 편이기 때문에 우천취소가 발생하면 더블헤더나 월요일 경기로 대체되기도 한다. 선수 입장에서도 체력 안배가 어려워지고, 구단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다. 한 시즌에 우천취소가 많아지면 팀의 상승 흐름이 끊기거나, 반대로 부진하던 팀이 정비할 시간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야구팬들은 비 오는 날의 야구장에서도 묘한 감정을 느낀다.
그라운드를 덮는 방수포, 한쪽 구석에 모여 웅성이는 선수들, 경기가 취소되더라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열혈 팬들. 이 모든 풍경이 하나의 추억이 된다. 비 때문에 경기를 못 봤어도, 그 날의 분위기와 기다림이 오래 남는 것이다.

우천취소 여부를 두고 실시간으로 앱을 새로고침하며 조마조마해하는 마음, 그리고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기대. 이것이 바로 야구팬의 감정선이다.

결국 야구는 자연과 싸우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비 오는 날의 야구장은 짜증스러우면서도 낭만적이고, 실망스러우면서도 인상 깊다. 야구팬이라면, 언젠가는 반드시 한 번쯤 경험하게 되는 날. 그리고 그날의 기억은 이상하게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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