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자리 ÷ 두 자리? 아이가 어려워하는 진짜 이유
아이를 학원에 보내기 시작한 지 벌써 2주째. 그런데 여전히 세 자리 수를 두 자리 수로 나누는 나눗셈을 어려워하고 있다면, "이거 왜 이렇게 오래 걸리지?" 싶으실 수 있어요. 특히 다른 연산은 괜찮은데 나눗셈만 유독 오래 걸리거나, 계산 실수가 반복된다면 더욱 걱정이 되실 겁니다.
하지만 사실 이 시기의 아이들이 나눗셈을 어려워하는 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 이유와, 부모님께서 어떤 방향으로 도와주시면 좋을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나눗셈은 뺄셈이 쌓인 결과입니다
많은 부모님이 놓치기 쉬운 부분이 바로 이겁니다. 나눗셈은 결국 뺄셈을 반복해서 이루는 연산입니다. 그런데 정작 아이가 뺄셈에 약한 경우, 나눗셈은 '안 되는 게 당연한 연산'이 되는 거죠.
예를 들어 127 ÷ 12라는 문제를 풀기 위해선 '12를 몇 번 빼면 127이 되는지'를 감으로 잡아야 합니다. 그런데 뺄셈 자체가 느리거나 실수가 많다면, 감을 잡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실수도 잦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2. 계산이 느린 게 아니라, '확신이 없는 것'일 수도 있어요
많은 아이들이 실제로는 계산을 틀려서가 아니라, 자기가 한 계산을 믿지 못해 계속 지우고 다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땐 ‘검산’을 도와주면 됩니다.
예를 들어 “10 × 12는 120, 나머지 7이니까 다시 더하면 127!”처럼 결과를 다시 더해서 확인하는 연습을 자주 시키면, 아이는 ‘아 내가 제대로 풀었구나’ 하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이게 쌓여야 계산 속도도 빨라지고 자신감도 생깁니다.
3. 문제 수를 줄이고, 사고 과정을 듣는 게 더 중요합니다
하루에 10문제 푸는 것보다 2\~3문제를 15분 동안 천천히 풀면서 "왜 그렇게 생각했어?" "몇 번 빼면 될까?" 같은 질문을 던져주는 게 훨씬 효과적입니다.
사고 과정을 말로 풀어내는 아이들은 나중에 훨씬 빠르게 성장합니다. 연산은 ‘속도’보다 ‘이해’가 먼저입니다.
4. 실생활과 연결된 교구나 그림이 효과적입니다
127 ÷ 12 같은 문제를 칠판 위에서만 풀게 하는 것보다, 블록이나 그림을 이용해 직접 나눠보게 하면 아이들이 훨씬 쉽게 개념을 이해합니다.
"이 상자에 12개씩 담을 수 있어. 그럼 127개를 다 담으려면 상자가 몇 개 필요할까?" 이런 식의 접근은 숫자에 대한 감각을 키워줍니다.
5. 부모의 말 한마디가 아이를 바꿉니다
"너 이거 왜 아직도 몰라?" 같은 말은 아이에게 좌절감을 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거 원래 어려운 거야, 너만 그런 거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것이 아이의 마음을 지켜주는 첫 걸음입니다.
초등 4학년은 아직 연산이 완성되지 않은 시기입니다. 실수를 통해 배우는 시기라는 걸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마무리하며
세 자리 나눗셈에서 아이가 어려움을 느낀다면, 그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 ‘왜 그럴까’를 같이 고민해보세요. 단순히 문제 수를 늘리는 것보다, 연산을 구성하는 작은 원리부터 차근히 짚어가야 합니다.
수학은 결국 이해의 누적입니다. 오늘 당장은 제자리걸음처럼 보여도, 내일은 분명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아이의 속도를 믿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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