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사회. 교육학

동양과 서양, 최초의 시계는 누가 만들었을까? 인류가 시간을 측정하기 시작한 역사

날아라쥐도리 2025. 10. 18.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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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과 서양, 최초의 시계는 누가 만들었을까? 인류가 시간을 측정하기 시작한 역사

핵심요약

인류는 원시시대부터 자연의 변화로 시간을 구분했다. 태양의 위치, 별의 움직임, 그림자의 길이 등이 하루의 리듬을 알려주는 기준이었다. 고대 문명에서는 해시계와 물시계를 통해 낮과 밤의 시간을 나누었고, 점차 정확한 측정을 위해 기계식 시계가 발명됐다. 서양에서는 14세기 영국의 리처드 오브 월링퍼드가 만든 ‘앨비언’이 기계식 시계의 시초로 평가되고, 동양에서는 조선 세종 시대 장영실의 ‘자격루’가 세계 최초의 자동 시계로 인정받는다.

본문

사람이 시간을 의식하기 시작한 건 시계가 생기기 훨씬 전이다. 원시시대 사람들은 해가 뜨고 지는 걸 보며 하루를 구분했고, 별의 움직임으로 계절을 파악했다. 해가 산 위로 떠오르면 아침, 머리 위에 있을 때는 한낮, 지면에 닿으면 저녁이라는 식이었다. 시간은 숫자가 아닌 ‘리듬’으로 느껴졌고, 자연의 주기적인 변화가 유일한 시계였다.

농경이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더 정교한 시간 개념을 필요로 했다. 씨를 뿌릴 시기, 추수할 때를 정확히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태양과 별의 위치를 관찰해 시간을 나누는 도구들이 생겼다. 대표적인 것이 해시계와 물시계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돌기둥의 그림자로 시간을 재는 해시계를 만들었고, 바빌로니아와 중국에서도 물이 일정한 속도로 흐르는 물시계를 사용했다. 이렇게 자연의 힘을 이용해 시간을 측정하는 도구는 인류 문명의 발전과 함께 정교해졌다.

서양에서 ‘기계식 시계’의 등장은 14세기 영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도원 생활에서는 기도 시간을 엄격히 지켜야 했기 때문에 정확한 시간 측정이 중요했다. 당시 세인트 올번스 수도원의 수도사이자 수학자였던 리처드 오브 월링퍼드는 약 1326년경, 톱니바퀴와 기계 장치를 이용해 움직이는 천문시계 ‘앨비언(Albion)’을 제작했다. 이 시계는 단순히 시간을 알려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태양과 달의 움직임까지 표시했다. 지금으로 보면 초기형 천문시계이자 현대 기계식 시계의 뿌리라 할 수 있다.

한편 동양에서는 서양보다 훨씬 앞선 시기부터 물시계가 발달했다. 중국 한나라 때부터 누각(漏刻)이라 불리는 물시계가 국가 제도로 쓰였고, 송나라의 소송(蘇頌)은 1092년에 ‘수운의상대(水運儀象台)’라는 거대한 자동 시계탑을 만들었다. 이는 물의 낙하력으로 천체의 움직임을 재현한 복잡한 장치로, 세계 최초의 자동 시계 중 하나로 평가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세종대왕 시기 과학자 장영실이 1434년 ‘자격루(自擊漏)’를 완성했다. 이 시계는 물의 흐름으로 내부 부력이 작동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인형이 종과 북을 쳐 시간을 알려주는 자동 시계였다. 즉, 사람이 손대지 않아도 스스로 시간을 알리는 ‘세계 최초의 자동 타종 시계’였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자격루의 작동 원리와 구조가 자세히 기록되어 있고, 이는 동양 기술의 정교함을 상징하는 대표적 발명으로 남았다.

서양의 시계가 톱니바퀴 중심의 ‘기계 구조’라면, 동양의 시계는 물의 흐름을 이용한 ‘자연의 힘’ 중심이었다. 서로 다른 길을 걸었지만 목적은 같았다. 바로 ‘시간을 통제하고 기록하려는 인간의 시도’였다.

결국 인류는 태양의 그림자에서 출발해 물, 톱니, 그리고 전자신호에 이르기까지 수천 년 동안 시간을 재는 법을 발전시켜왔다. 오늘날 스마트워치의 정밀한 초 단위 시간도, 그 시작은 해의 움직임을 바라보던 고대인의 눈빛에서 비롯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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