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대출 규제 이후, 시장이 보여주는 진짜 흐름과 착시
핵심내용
서울 아파트 시장은 6.27 대출 규제 이후에도 가격은 버티고 있지만 거래량은 크게 줄고 있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시차 때문에 7월 거래량에 착시가 발생했고, 8월 들어서는 상급지 중심으로 거래 절벽 현상이 나타났다. 데이터만 볼 것이 아니라 현장 흐름과 시간차를 감안해야 제대로 된 시장 이해가 가능하다.

6.27 대출 규제가 시행된 지 두 달 가까이 지나면서 이제 시장의 흐름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초반에는 규제 효과가 잘 안 보이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곳곳에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우선 가격 흐름부터 보자. KB 기준으로 서울 주요 권역별 대단지 84㎡ 실거래가를 집계해 보면, 7\~8월 평균 실거래가는 대부분 2분기 평균을 웃돌고 있다. 즉, 대출 규제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자체는 크게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상급지 위주로 여전히 상승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런데 거래량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6월과 비교했을 때 7\~8월 거래량은 서울 전체적으로 무려 53%나 줄었다. 아직 거래 신고 기한이 남아 있긴 하지만, 감소 폭이 상당한 건 사실이다. 단순히 매물이 없어서 줄었다기보다, 대출 규제라는 현실적인 장벽이 거래 심리를 크게 위축시킨 것으로 보는 게 맞다.
흥미로운 점은 구별 편차다. 8월 15일까지 신고된 거래량만 놓고 보면, 용산·강남·서초 같은 핵심지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하지만 불과 8일 뒤 8월 23일까지 집계된 데이터에서는 순위가 확 바뀌었다. 강남과 송파가 빠지고 대신 은평과 관악이 들어온 것이다. 불과 며칠 만에 지표가 달라지는 배경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는 특수성이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거래는 미리 약정을 맺고, 구청 허가가 나오면 그제야 본계약을 체결한다. 이 과정이 최소 2\~3주 걸리니, 실제 약정은 6.27 규제 이전에 했더라도 신고는 한참 뒤에 반영된다. 그래서 7월 거래량이 많아 보였던 건 사실상 규제 이전 체결분이 뒤늦게 드러난 결과다. 이게 바로 ‘착시 효과’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진짜 규제 효과가 반영되자 상급지의 거래 절벽이 확연히 드러난 것이다.
실제로 8월 들어서는 강남·송파·서초, 그리고 목동이 있는 양천, 여의도가 포함된 영등포의 거래량 감소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서울을 대표하는 핵심지, 상급지일수록 대출 규제의 타격이 더 직접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규제의 화살이 결국 수요가 두터운 지역을 정면으로 맞히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서 해석을 두고 의견이 갈린다. 어떤 사람들은 데이터가 결국 뒤늦게라도 전체 흐름을 보여주니 후행지표라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반대로 다른 사람들은 부동산 시장이 심리와 수급의 게임인데, 1~~2달 늦게 공개되는 데이터만 믿고 있으면 타이밍을 놓친다고 비판한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이미 전고점 대비 5~~10% 낮춘 급매 거래가 나오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결국 데이터를 해석할 때 시간차를 어떻게 보정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또 한 가지 눈여겨볼 점은 풍선효과 가능성이다. 거래량만 보면 상급지 규제가 강화되면 중저가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쉽지 않다. 서울의 2인 이상 가구 수가 줄고 있어 아파트 수요 자체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급지가 덩달아 들썩이는 그림은 예상보다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전월세 시장으로 수요가 옮겨가면서 매매보다는 임대시장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정리하자면, 6.27 대출 규제의 영향은 단순히 거래량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초반엔 착시 때문에 덜 드러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급지의 거래 절벽이 명확해지고 있다. 가격은 당장은 버티고 있으나, 거래가 막히면 결국 일부 단지에서는 조정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후행 지표든 현장 체감이든, 두 가지를 균형 있게 보면서 시장을 해석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규제는 시장의 체질을 시험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결국 남는 질문은 단 하나다. “이 거래 절벽이 단순한 숨 고르기인지, 아니면 본격적인 꺾임의 시작인지.” 앞으로 몇 달간의 데이터와 현장 움직임이 그 답을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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