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겪은 시댁 모임, 정말 노멀하지 않았던 하루
3줄요약
1. 남편도 몰랐던 배다른 고모님이 갑자기 나타나면서 시작된 혼란.
2. 시어머니의 재혼 사실, 시댁 식구들만의 독특한 대화 방식, 고모님의 조선시대급 발언까지 총집합.
3.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을 만큼 정신없고 씁쓸했던 경험.
■갑작스러운 시댁 방문의 시작
아침부터 시아버님께 연락이 왔다. 세째, 네째 작은아버님이 점심을 먹으러 오니 우리도 들르라는 내용이었다. 특별한 날도 아니고 미리 약속된 것도 아니라 조금 뜬금없었지만, 아버님 드릴 겨울옷도 준비해 둔 게 있고 반찬도 챙겨야 해서 그냥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시댁에 도착하자마자 분위기가 이상했다. 처음 보는 여성분이 계셨기 때문이다. 결혼식 때도 본 적 없고, 시댁 행사를 20년 가까이 다녔지만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이었다. 누구냐고 물으니 고모님이라고 한다. 순간 멍해졌다. 내가 기억을 못 하는 건가 싶어 남편 눈치를 봤더니 남편도 모른다는 듯 멍한 표정이었다. 알고 보니 시아버님과 배다른 형제라고 했다. 남편조차 처음 본 사람이라는 사실에 더 놀랐다. 어떻게 이런 사실을 20년 동안 아무도 한마디도 안 했을까.
■점심 자리에서 벌어진 황당한 장면
점심을 먹기 위해 두 테이블로 나눠 앉았다. 평범하게 지나갈 줄 알았는데, 여기서 또 하나의 강력한 충격이 나왔다. 고모님이 반찬으로 나온 간장새우를 손으로 까기 시작하더니 옆 테이블에 있던 나에게 “여자가 까야지”라며 새우를 까서 놓으라는 발언을 하신 것이다. 순간 머리가 띵했다. 내가 왜? 먹고 싶은 사람이 까서 먹으면 되는 거 아닌가? 조선시대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말투 같았다. 웃음이 나올 정도로 당황스러웠다. 결국 고모님은 양쪽 테이블 새우를 혼자 다 까서 놓으셨다. 나보고 하라고 했던 것도 이상했고, 본인이 그렇게 다 해버리는 것도 또 이상했다. 그 순간부터 “오늘 뭔가 이상하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대화가 아닌 독백의 향연
식사하는 동안 시댁 식구들의 대화 방식에 또 충격을 받았다. 정말 서로의 말을 전혀 듣지 않고, 각자 자기 이야기만 쏟아내는 방식이었다. 누구 하나 멈추지 않고, 중간중간 겹치고, 서로의 말이 이어지지도 않는다. 이건 대화가 아니라 그냥 여러 명의 독백이 동시에 흐르는 느낌이었다. 그런 중에서도 유일하게 조용히 남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은 시아버님뿐이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진짜 이 집안만의 독특한 문화인가, 아니면 나이가 들면 이렇게 되는 건가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정신이 산만해지고, 머리도 아파졌다.
■시어머니 재혼 사실을 20년 만에 알게 된 충격
며칠 전 알게 된 시어머니의 재혼 사실은 오늘 있었던 일보다도 더 큰 충격이었다. 시어머니는 이혼하신 뒤 아들보다 10살 많은 남성과 재혼을 하셨는데, 이 사실을 시댁 식구 모두에게 비밀로 하고 지내오셨다. 나는 친정 어머니 장례식 서류 제출 과정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고, 결혼 20년 만에 처음 접한 사실에 말문이 막혔다. 더 어이가 없었던 건 그동안 시댁 행사에는 아무렇지 않게 참석하며 ‘시어머니’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재혼 자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문제는 그 사실을 속인 채 전 남편 가족의 행사에 계속 참석해왔다라는 부분이었다. 이것은 사회 통념상 결코 일반적이지 않은 행동이다. 이 일을 계기로 시어머니와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었다.
■카페트 주문과 애매한 금전 문제
점심 후 고모님께서 아버님께 드린 카페트가 마음에 든다고 하시며 어디서 샀냐고 물으셨다. 링크를 보내드렸더니 인터넷 쇼핑이 어려우니 대신 주문해달라고 하셨다. 그래서 내가 직접 결제까지 해서 도와드렸다. 그런데 감사 인사도 없고, 결제 관련해서도 아무 말이 없었다. 나는 가족이라도 금전 관계는 명확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이런 상황이 더 불편하게 느껴졌다. 일부러 그러신 건지, 정말 아무 생각이 없으신 건지… 여러 감정이 오갔다.
■오늘의 결론
돌아오며 든 생각은 단 하나였다. ‘나이가 들어도 저렇게 되지는 말아야겠다.’ 하지만 댓글들을 보면서 나이가 들면 기억력도 떨어지고 말도 빨리 하려고 겹치게 되고, 자기 말만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쩌면 그것도 자연스러운 변화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오늘 겪은 일들은 상식을 벗어난 부분이 많아서 쉽게 이해되지는 않는다.
오늘 하루는 정말 정신없고 황당했고, 조금은 씁쓸한 날이었다. 다시는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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