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사회. 교육학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가 끝난 이유 – 7년째 벗어나지 못한 빈곤의 벽

날아라쥐도리 2025. 10. 2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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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가 끝난 이유 – 7년째 벗어나지 못한 빈곤의 벽

3줄 요약


1. 하위 20% 저소득층의 30%가 7년째 빈곤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 소득 이동성은 34.1%로 2017년 이후 최저치, 사회 계층 고착이 심화되고 있다.
3. 청년층마저 상향 이동이 줄어들며, ‘계층 사다리’의 기능이 약화된 현실이 드러났다.



끊어진 계층 사다리의 현실

최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통계를 보면, 한국 사회의 소득 이동성이 심각할 정도로 떨어졌다. 쉽게 말하면, ‘열심히 일하면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2023년 기준으로 보면, 전체 국민 중 소득 분위(소득을 다섯 단계로 나눈 구간)가 바뀐 사람은 34.1%뿐이었다. 이는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상향 이동한 사람은 17.3%, 하향 이동한 사람은 16.8%로 둘 다 역대 최저치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하위 20% 소득층의 30%가 7년째 그 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반면 상위 20%의 59.3%는 여전히 상위권에 머물러 있다. 즉, 밑에서는 움직이기 어렵고 위에서는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저소득층의 고착화, 원인은 단순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몇 가지를 꼽는다.
첫째, 인구 구조 변화다. 경제활동이 활발한 청년층은 줄어드는 반면, 소득이 줄거나 일정한 노년층이 늘고 있다. 실제로 15~39세 청년층의 1분위(하위 20%) 탈출률은 38.4%로, 전년보다 1.7%포인트나 낮아졌다.
둘째, 경기 둔화도 무시할 수 없다. 2022년 경제성장률이 2.7%였던 데 비해 2023년에는 1.6%로 떨어졌다. 기업의 이익이 줄고 고용이 줄면서, 임금 인상 여력도 약해진 것이다.

결국 ‘열심히 일하면 나아질 수 있다’는 구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특히 자영업자나 불안정 고용층은 경기 변화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는다. 이들은 한 번 소득이 줄면 회복이 쉽지 않아 다시 상위 구간으로 이동하기 어렵다.



청년층마저 흔들리는 ‘희망의 사다리’

청년층의 소득 이동성도 예전 같지 않다. 1년 전보다 소득이 오른 청년층은 23%에 그쳤고, 오히려 내려간 사람도 17.4%였다. 한때 ‘노력하면 바꿀 수 있다’는 상징이던 세대조차, 이제는 계층 간 벽에 막히고 있다.

문제는 이 흐름이 단기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2017년 이후 매년 소득 이동성이 줄어들고 있는데, 이는 단순한 경기 침체의 결과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다. 학력, 부모의 자산, 주거 환경 등 출발선이 점점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정부와 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소득 1분위층의 ‘탈출률’이 계속 낮아지는 현상에 대해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단순한 복지 지원을 넘어, 교육·고용·주거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소득 이동성이 30%대면 어느 정도 용인할 수 있지만, 계속 떨어진다면 사회의 활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우리 사회가 진정한 의미의 성장과 공정성을 이야기하려면, ‘소득 유지율’보다 ‘소득 이동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즉, 상위층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하위층이 올라설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결국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용이 더 이상 태어나지 않는 건 아니다.
다만, 이제는 그 개천이 너무 좁고, 물이 흐르지 않으며, 오르막이 너무 가파르다는 게 문제다.
이 흐름을 바꾸지 못한다면, 노력보다 출발점이 인생을 좌우하는 사회로 굳어질 것이다.
그건 우리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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