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미국에서 커지는 로비…숫자로 드러난 ‘워싱턴 관리’
3줄 요약
쿠팡 미국 법인이 최근 5년간 미국 정부를 상대로 대규모 로비를 벌인 사실이 공개됐다.
로비 금액과 인원, 접촉 대상이 해마다 크게 늘어나며 워싱턴 핵심부까지 확장됐다.
국내 개인정보 유출 논란과 맞물리며 기업 책임과 로비의 목적을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다.
■ 미국 로비는 ‘공개 의무’, 숫자가 남는다
미국에서는 기업이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한 로비 활동을 법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이 때문에 누가, 얼마를 쓰고, 어떤 사안을 로비했는지가 비교적 투명하게 드러난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쿠팡Inc는 2021년 하반기부터 2025년 3분기까지 총 56건의 로비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자료를 종합하면 최근 5년간 로비에 사용된 금액은 1천만 달러를 넘는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150억 원 규모다.
■ 로비 인원과 금액, 매년 가파르게 증가
초기에는 소수의 로비스트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3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로비 금액 역시 수년 사이 수배로 증가했다.
이런 흐름은 단발성 대응이 아니라, 장기적인 ‘워싱턴 관리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정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상시적인 정치·정책 대응 체계를 구축한 셈이다.
■ 상대는 누구였나, 범위가 넓어졌다
초기 로비 대상은 상무부, 국무부, 무역대표부, 연방 의회 등이었다. 이후에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재무부, 농무부까지 확대됐다.
특히 최근 보고서에는 ‘한국 시장’을 직접 언급하며 미국 농축산물 생산자들이 쿠팡의 물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한미 통상 협상이 진행되던 시기와 맞물려 주목을 받는다.
■ 정치 실세와의 접촉도 드러나
외부 로비 업체를 통해 미국 핵심 인사들과 접촉한 정황도 공개됐다. 보고서에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핵심 보좌진과의 접촉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전직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고위 인사가 쿠팡 로비스트로 활동한 사실도 확인됐다. 단순한 제도 설명이나 의견 전달을 넘어, 정치권 핵심부와의 연결을 강화해 온 것으로 보인다.
■ 국내 논란과 대비되는 행보
문제는 이런 적극적인 해외 로비와 달리, 국내에서 불거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안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 대응에는 거액을 쓰면서, 국내 소비자와 이용자에 대한 책임은 상대적으로 가볍게 여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기업의 글로벌 전략과 사회적 책임 사이의 간극이 그대로 드러난 장면이다.
■ 개인적인 생각
로비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제도권 안에서 허용된 활동이다. 하지만 숫자로 확인된 규모를 보면, 단순한 ‘의견 전달’ 수준을 넘어선다.
국내 논란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사실이 알려지다 보니, 기업에 대한 신뢰가 더 흔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글로벌 기업일수록 법적 문제를 넘어서, 소비자와 사회가 느끼는 공정성과 책임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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