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사회. 교육학

『우리 안의 우생학』을 통해 본 한국 사회의 배제 구조

날아라쥐도리 2025. 12. 5.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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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우생학』을 통해 본 한국 사회의 배제 구조

서론

우생학은 인간의 유전적 특성을 향상시키겠다는 명목으로 등장한 사상이지만, 실제 역사 속에서는 특정 집단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하는 기준으로 활용되며 심각한 차별을 만들어냈다. 흔히 우생학이라고 하면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이나 일본이 시행했던 우생법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김재형 교수 등이 집필한 『우리 안의 우생학』은 이러한 인식이 지나치게 협소하며, 한국 사회 역시 우생학적 사고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본 글에서는 이 책을 바탕으로 우생학이 한국 사회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해왔는지, 그리고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본론

먼저, 우생학은 단순한 생물학 이론이 아니라 사회적 질서를 재편하는 데 이용된 사상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고대 철학자들의 ‘우월한 인간’에 대한 논의에서 시작해 근대에 이르러 프랜시스 골턴이 이를 과학의 형태로 포장하면서 우생학은 제도적 권력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골턴의 주장은 객관적 근거가 미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그것을 ‘과학적 진실’처럼 받아들이며 사람을 선별하는 기준으로 사용했다. 책은 이러한 우생학적 언어가 얼마나 쉽게 차별을 합리화하는 도구가 되는지를 강조한다.

둘째, 한국 사회에서 우생학은 법률로 명시되거나 공식적 정책으로 드러난 적은 많지 않지만, 다양한 형태로 일상과 제도 속에 스며들어 있었다. 장애인을 시설에 격리하거나, 빈곤층을 ‘관리해야 할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선, 질병을 가진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문화 등은 모두 ‘적격’과 ‘부적격’을 나누는 사고방식의 결과다. 이 책은 한국 사회가 근대화 과정에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무의식적인 우생학 논리가 강화되었다고 분석한다. 겉으로는 보편적 복지와 평등을 이야기하면서도, 실제로는 특정 집단을 배제하는 구조가 유지되어온 것이다.

셋째, 우생학은 개인의 편견 문제를 넘어 사회 전반의 가치체계와 맞닿아 있다. 책에서는 특히 ‘정상성’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사회적 폭력으로 이어지는지 설명한다. 사회가 기대하는 정상의 기준에서 벗어나는 존재들은 종종 ‘도와줘야 할 대상’이 아니라 ‘문제를 유발하는 집단’으로 취급된다. 결국 우생학은 생물학이 아니라 권력의 문제이며, 선택받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가르는 장치로 사용되었다. 이러한 시각은 오늘날 혐오 표현, 온라인에서의 낙인, 차별적 정책 논쟁 등에서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결론

『우리 안의 우생학』은 우생학을 과거의 잘못된 사상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지금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배제의 구조를 재점검하도록 만드는 책이다. 독후감을 작성하며 느낀 점은, 우생학은 특정 시대의 특수한 사건이 아니라 인간 사회가 계속해서 되풀이할 수 있는 위험한 사고방식이라는 것이다. ‘정상’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를 구분하는 순간, 차별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처럼 자리를 잡는다. 한국 사회가 진정한 의미의 평등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뿐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 속에 남아 있는 우생학적 사고를 스스로 성찰할 필요가 있다. 배제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다양성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고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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